● Stay·Space_압도적인 건축,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 DOTTING COMPANY
- 2019년 8월 28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19년 8월 29일
“땅을 보며 걷고 또 걷고, 그러다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는 하늘광장은 순교 성지의 개념을 드러낸 공간으로,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자유의 터다.”
최근 방문한 곳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주르륵 흐르던 지난 7월 30일, 헉헉거리며 들어선 공간에서는 숨이 멎는 듯 순식간에 바깥 세계는 잊히고 전혀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온 것 같은 흡입력 강한 건축 구조와 마주하게 되었다. 순교의 역사를 담아내면서도 공원과 같은 휴식이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어진 이 공간은 한 마디로 ‘대단하다’고 표현하고 싶다. 웅장한 스케일과 섬세한 디테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곳에는 신앙을 위해 스스로를 내걸었던 조선후기 민중들을 기리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러한 역사가 근간을 이룬 덕분에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 들어서면 경건함과 숙연함에 숨을 고르게 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구조는 크게 2개의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콘솔레이션 홀, 하늘광장으로 구분된다. 그중 콘솔레이션 홀의 네 면에 설치된 멀티 프로젝터가 눈길을 끄는데, 이 시대의 예술 흐름을 반영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방문한 날에는 바닷물의 들고남을 담아낸 미디어 아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사방이 물결치는 그 한 가운데에 서 있노라니 대자연 안에 아주 작은 인간의 공허함을 느끼게 되었다.
콘솔레이션 홀에서의 신비로운 경험을 마치고 외부로 나오면 이 건축에서 가장 압도적인 공간, 하늘광장을 만나게 된다. 지하 3층에서 지상까지 수직으로 뚫린 광장은 땅과 하늘의 소통이라는 개념이 적용된 공간이다. 설치미술이 자리한 쪽을 배제하면 상하좌우로 비어 있는 느낌이 강하지만 희한하게도 마냥 머무르게 된다. 땅을 보며 걷고 또 걷고, 그러다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는 이곳, 하늘광장. 과연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의 백미라 손꼽겠다.
by SHIN KYUNG HEE(@content_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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